기후위기 대응이 국가 정책과 산업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 그 중에서도 원자력 산업은 새로운 해법을 찾아 나서고 있다. 그리고 최근 원자력 시장에서 화제의 중심에 있는 기술이 바로 ‘소형모듈원자로(SMR)’다. SMR은 대형 원전에 비해 설치가 용이하고 운전의 유연성이 뛰어나며, 무엇보다 안전성과 경제성에서 강점을 지닌 차세대 원자력 기술로 평가받는다. 미국, 프랑스, 캐나다, 중국 등 주요국이 앞다퉈 개발과 실증을 추진 중이며, 2030년 이후에는 글로벌 SMR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한국 역시 독자 SMR 기술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그 중심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주도하는 ‘i-SMR(Intelligent Small Modular Reactor)’ 개발이 있다. i-SMR은 단순히 소형이라는 개념을 넘어, 원전의 안전성과 확장성을 극대화하고 재생에너지와의 조화를 통해 탄소중립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차세대 에너지 시스템이다.
한수원 SMR사업실 김용수 실장(사진)은 “탄소배출이 없는 대형원전과 SMR을 적정하게 운영하고 신재생에너지와 조화를 이루는 것이 무탄소 에너지 확대의 핵심”이라며, “재생에너지는 필수적으로 확대돼야 하지만, 간헐성이라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SMR이 이를 보완하는 가장 유력한 기술 대안”이라고 강조했다.